함께 하심의 증거

 

한 장의 사진은 과거를 기억하고 추억할 만한 대표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요즘은 카메라가 흔한 것이 되었고,

특히 디지털 카메라의 이미지 파일은 쉽게 복사되고 옮겨져서

사진을 보는 즐거움은 다양해 졌을지 모르지만 감동은 옛날과 같지않다.

 

옛 아날로그 필름사진은 필름을 현상하고, 인화하는 과정까지 기다림이 필요했다.

한 장의 사진은 기다림 만큼 설레고 감동이 있었다.

그런 기억 때문인지 이제는 사용할 일이 없을 것 같은 오래된 필름 카메라를 매만질 때가 있다.

필름을 넘기기 위한 와인더 레버의 움직임과,

셔터버튼을 누를 때의 디지털 카메라에서 느낄 수 없는 빠른 반응,

그리고 셔터 막이 열리고 닫힐 때 경쾌하게 들리는 소리와 미세하게 전달되는 움직임은

디지털 카메라가 흉내 낼 수 없는 부분이다.

 

보관중인 필름카메라는 '은혜'가 자기표현을 하기 시작하면서 갖게 된 것이다.

이제는 엔틱(antique)’이라고 표현해도 될 만큼의 골동품이 되었다.

이제는 구할 수 없는 126mm 필름카트리지를 사용하는 1960년도의 생산된 코닥(Kodak instamatic reflex) 카메라와,

1960년 초에 생산한 펜탁스(Asahi Pentax SL) 카메라다.

 

코닥 카메라는 필름 사이즈 때문에 사진의 가로세로 비율이 조금 다르지만 은혜가 걷기 시작할 무렵에

자주 사용했던 카메라다.

 

 함께하심의증거_1.jpg

 

그 중 은혜를 데리고 자주 갔던 동네 뒷산에서 은혜만 찍힌 한 장의 사진에서 기억나는 사건이 있다.

어느 날, 어린 은혜가 자신의 사진을 한참 보더니 심각하게 이렇게 물었다. (아래 왼쪽에서 두번째 사진)

엄마!  엄마 아빠는 나를 이렇게 혼자 놓아두고 어디 갔었어?”

참 황당한 질문이었지만 너무 진지하게 물었기 때문에 그냥 웃고 지나칠 수가 없었다.

 

 함께하심의증거_2.jpg

 

그리고 설명이 이어졌다.

이 사진은 엄마 아빠가 찍은 것이라고

은혜는 지금 엄마아빠를 보고 있는 것 이라고….

이 사진 자체가 함께 있었다는 증거라고

 

***

우리의 지난 시간들 속의 수많은 사건과 일들이 있었지만 어떻게 지내 왔는지 뒤돌아보면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라고 말 할 수밖에 없다.

 

하나님은 그 때 어디에 계셨습니까?

그 광야에서, 그 슬픔가운데. 그 외로움 가운데 그 절망 가운데 있었다고 생각했던 그 때에

하나님은 어디에 계셨냐고 물을 수 있지만..

곰곰이 뒤돌아보면 지난 기억의 모든 것들이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셨다는 증거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

현재의 상황도 그 증거중에 하나일텐데,

왜 우린 그 문을 통과하고, 뒤 돌아본 후에야 그 문설주 위에 기록된 약속의 말씀을 재 확인하는 것일까요?

 

그것이 믿음이니까요. 

문 너머의 미래가 보이지 않더라도  그 문을 약속의 말씀에 의지해서 넘어가는 것이 믿음이니까요.

 

♣ 2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