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를 분별하라

 

10월12일,

온 동네 아이들을 어디론가 데려 가버린 ‘하멜른의 피리부는 사람’ 이야기를 떠올렸다.

일산의 '킨텍스'에서 열린 ‘한국전자전’ 개막행사가 진행되던 때 나는 그 행사장에 있었다.

행사장의 대형 스피커에서의 들려오는 소리가 귀에 몹시 거슬릴 정도로 우리 전시 부스는 행사 무대와 멀지 않았다. 

행사의 끝 순서는 ‘시크릿’이라는 여성4인조 그룹의 노래무대였다.

그룹이 소개되고 그들의 노래 첫 소절의 음이 스피커를 통해 전시장 전체를 울릴 때,

상상 못했던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누구로부터 비밀스런 지령을 받고 공모라도 한 듯,

그 넓은 전시장 곳곳의 사람들은 일제히 하던 일손을 내려놓고, 무대를 향해 뛰듯이 빠른 걸음으로 이동했다.

남자, 여자, 나이도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그 곳의 모든 사람들이 반응하는 듯 했다.

부스 통로 마다 사람들은, 마치 홍수에 건물 사이 사이를 떠 흐르는 온갖 쓰레기 부유물처럼 무대를 향해 흘러갔다.

 

무대주위는 순식간에 사람들로 가득 메워졌다.

노래하는 가수는 보이지 않았고 스피커의 소리와 함께  대형 모니터에서 그들의 몸짓만 간간히 보일 뿐이었다.

 

‘요즈음에도 간직하고 되새김할 만한 노래가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음악도 사랑도 소비하는 시대가 되어버린 탓인지,

노래는 그저 스무 살 안팎, 그들의 현란한 몸짓을 팔기 위한 도구로만 느껴졌다.

 

무대에서 그들이 내려간 후

그곳에는 영혼을 빼앗긴 사람 형상의 무성한 껍데기들만 한참 동안 서성이고 있었다.

 

***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

<로마서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