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 주시기를 원하는 하나님

 

'은혜'가 어느날 용돈이 필요하다고 했을 때

나는 토요일에 아빠 구두를 닦으면 한번에 천원씩 주기로 약속했다.

그것은 순전히 은혜에게 용돈을 주기위한 명분 이었다

 

처음 한 두 번은 열심히 닦는 모습이 보였고, 그 후 얼마간은  그 저 닦는 모양새만 내고 있었다.

하지만 은혜가 구두 닦는 것은 처음이라 잘 닦을 수도 없었고 잘 닦으리라고 기대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닦을 때마다 칭찬해주고 용돈을 주었다

잘 닦든지 못 닦든지 그 것은 순전히 용돈을 주기위한 최소한의 조건 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토요일 오후에는 당연히 용돈을 주는 것으로 여겨졌고,

이제는 구두 닦는 일은 없고 그저 왜 주지 않느냐고 항변이다.

 

나는 은혜가 그저 닦는 척만 해도 용돈을 줄 참이었다

구두를 한번 쳐다본 후 내려 놓기만 해도 용돈을 줄 참이었다.

왜냐하면 그것은 순전히 용돈을 주기위한 명분 이었기 때문이다

 

* * *

 

복 주시기를 원해서 그저 나를 부르고 필요한 것 달라고 한마디만 하면 주겠다고 하시며,

사랑하는 우리를 향해  눈길을 맞추려고 나를 향하여 주시하고 계시는 하나님.

 

우리는 하나님 아버지 앞에 얼마나 철없는 자녀인가 생각했다. 

 

 (19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