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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방문
지난 교황의 며칠 간 한국 방문기간을 사람들은 ‘꿈 같은 시간’이라고 하고
그 후유증을 ’교황앓이’라고 표현했다.
휴일 평화방송에서 생중계하듯 보여준 교황의 표정과 몸짓과 손짓은
고결하고 섬세한 새로운 인간을 경험하는 듯 했다.
한국사회 갈등의 한복판에서 평이한 언어로 주어진 메시지는
매우 직설적이지만
거울 속에 비춰진 우리의 참모습을 보게 된 당혹함 때문인지
듣기 불편한 사람들은 에둘러 해석했다.
나는 이 땅에 참 어른다움이 무엇인가 생각했다.
이 땅에 참 스승, 참 어른이 없다고 하지만, 그런 어른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그런 어른을 드러내기 어려운 악한 환경이 되어 버렸다고 생각했다.
*
나의 영혼아 잠잠히 하나님만 바라라 무릇 나의 소망이 그로부터 나오는도다
오직 그만이 나의 반석이시요
나의 구원이시요
나의 요새이시니 내가 흔들리지 아니하리로다
나의 구원과 영광이 하나님께 있음이여 내 힘의 반석과 피난처도 하나님께 있도다
<시편 62:5~7>
♣
'하느님 그 옛날 하늘 빛 처럼 조율 한번 해주세요' 라는
노랫말이 떠오른다.
더욱 짙어져만 가는 자본주의의 어두운 그림자는
인간성까지 무너 뜨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