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맞으신  하나님

 

은혜야 아빠는 내일 꼭 새벽기도에 갈거다 이렇게

번번히 지키지 못한 다짐을 매일 밤 반복하고 있었다.

 

잠들기 전 마음과 새벽녘 마음은 왜 그리도 다를까

아침마다 꼭 그날의 상황에 맞게 핑계거리가 떠올랐다

 

오늘은 비가 오네 조금 늦으면 아침 회의 시간을 놓칠 수 있겠어.

 오늘은 오후에 지방 출장을 가야하기 때문에 아침에 한시간이라도 잠을 더 자둬야겠어

등등의  참으로 여러 가지 구실이 적절하게 떠 올랐다

 

그 날도 은혜야 아빠는 내일 꼭 새벽기도 갈거야

매일 반복되는 같은 다짐에 은혜는 이렇게 응수했다.

 

아빠얘기 듣고 하나님은 새벽마다 교회에서 기다리시다

맨날  바람맞고  이제는 안 기다리시겠어요

 

 

그 다음날 나는 새벽기도에 갈 수 있었다.

 

(19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