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벨의 인생

 

라디오를 통해 들리는 광고는 시간대에 따라 지역에 따라 취급하는 상품이 다르다.

광고뿐 아니라 방송 중 들려주는 노래선곡도 다르다.

새벽 지방 방송에서는 농부들이 듣기 원하는 농약광고가 들리지만

늦은 밤 청소년들을 위한 방송에서는 랩송이 들리는 것과 같다.

 

새벽 출근길에서만 여러 차례 들었던 노래가 있다.

방송 출연도 없고 라이브카페에서 노래하는 가수인듯한데 본적이 없지만

그 노래제목은 임혁이라는 가수가 부른 가을 들녘에 서서이다.

같은 방송에서 여럿 차례 선곡한 것은 5시대 방송 청취자들이 그 노랫말에 공감했고,

또 요청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 노랫말 첫 소절은 이랬다.

 

인생은 바람 이려나

아침에 피었다 가는 이슬처럼

꿈 같은 순간들이 스치듯 다가와

먼지 되어 사라져간 들녘에 서서

 

나는 이 노랫말에서

전도서의 한 대목이 떠 올랐다.

 

전도자가 가로되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사람이 해 아래서 수고하는 모든 수고가 자기에게 무엇이 유익한고

한 세대는 가고 한 세대는 오되 땅은 영원히 있도다.

해는 떴다가 지며 그 떴던 곳으로 빨리 돌아가고

바람은 남으로 불다가 북으로 돌이키며 이리 돌며 저리 돌아 불던 곳으로 돌아가고

모든 강물은 다 바다로 흐르되 바다를 채우지 못하며

어느 곳으로 흐르든지 그리로 연하여 흐르느니라

만물의 피곤함을 사람이 말로 다 할 수 없나니

눈은 보아도 족함이 없고 귀는 들어도 차지 아니하는 도다.

이미 있던 것이 후에 다시 있겠고 이미 한 일을 후에 다시 할 찌라

해 아래는 새 것이 없나니

무엇을 가리켜 이르기를 보라 이것이 새 것이라 할 것이 있으랴

우리 오래 전 세대에도 이미 있었느니라 <전도서1:2~10>

 

전도서1장은 진취적이고 긍정의 힘, 신념을 외치는 세상사람들에게는

무척 당혹스런 메시지다.

세상사 모두가 허무하다는 넋두리 같지만

이 땅에서 누릴 것 다 누리며, 지혜의 왕이라는 그의 이야기는

 ‘고수들에게 듣는 온 포인트레슨’처럼, 가볍게 여길 수 없는 무게감이 있다.

 

하나님 없이 살려 하는 사람의 모든 수고는 헛되고 무익한 것이라 선언한다.

‘헛되다’는 히브리어의 ‘하벨’은 공허, , 증기, 덧없음 등의 의미로 사용된다고 한다.

하나님 없는 인생에게는 지혜나 어리석음이나 소유를 위한 모든 수고가 하벨과 같지만

하나님을 기억하며 하나님 안에 있는 인생에게는 이 땅의 모든 것들이 그분의 선물이요 기쁨이다.

 

2014.10.04

 

사람마다 먹고 마시는 것과 수고함으로 낙을 누리는 그것이

하나님의 선물인줄도 또한 알았도다 <전도서 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