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함을 주소서

 

고속도로를 빠져 나와 만덕터널을 통과한 후 찍찍거리던 라디오주파수를 옮겼다.

맑게 들려오는 라디오에서는 어느 수녀님이 토머스 머틴의 책을 소개하고 있었다.

부산평화방송이었다

 

토머스 머튼(Thomas Merton)1915년 프랑스에서 화가인 부모에게서 태어났다.

어머니는 6살에, 아버지는 16살에 세상을 떴다.

머튼은 18세에 로마를 여행하는 중에

비잔틴 모자이크에서 뜻밖의 매력을 발견하여 처음으로 성경을 읽기 시작했다.

당시 그는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클레어칼리지 학생이었다.

2년 후 뉴욕의 콜롬비아 대학교에서 영문학을 공부하기 시작한다.

컬럼비아 대학 시절 젊은 공산주의자들의 모임에 참여하고,

중세 스콜라 철학에 심취하는가 하면, 불교 승려와 교분을 맺기도 한 그는

26살이던 1942년 고난 주간중 부르심에 순종하여

가지고 잇던 옷가지들을 할렘의 흑인들에게 나눠주고

트라피스트 수도회소속의 봉쇄수도원인 겟세마니 수도원에 들어갔다.

그리고 1968년까지 27년간을 머물며 수도사로 살았다고 한다.

사람들은 그를 비움과 침묵의 현인, 영성가로 표현하고 있다.

 

그의 글이 몇 소설 소개되었다

 

"당신이 자신의 침묵 속으로 들어갈 용기를 낸다면,

두려움 없이 당신 마음의 홀로 있음 속으로 나아갈 용기를 가진다면,

그리고 외로운 이들과 더불어 그 고독을 나누는 위험을 감수할 수 있다면,

당신과 하나님은 모든 진리 가운데서 한 영이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과 빛을 되찾게 될 것입니다."

 

*

"나는 내가 위험에 처해 있음을 안다.

하지만 어떻게 위험을 두려워할 수 있단 말인가?

내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잊지 않는 한

위험이 내게서 빼앗아갈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음을 알게 될 것이다.

그렇다. 나는 두렵다. 내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잊을까봐."

 

*

그리고 책과 어울리는 성가 한 곡을 들려 주었는데 그 노랫말이 온종일 맨 돌았다.

목소리는 기교 없이 깨끗하고 맑은 여자가 불렀다.

그날 맴돌던 노랫말의 몇 소절을 근거하여 인터넷에서 찾은 노래는

임석수신부님이 작사작곡한 ‘가난함을 주소서였다.

토머스 머튼의 사상과 잘 어울리는 곡이라 고민하며 선곡했을 것이다.

 

*

가난함을 주소서

 

오 주여 나에게 가난함을 주소서

이 가슴으로 드리는 사랑으로 채우소서

오 주여 나에게 겸손함을 주소서

온 가슴으로 기다리는 나를 찾아 오소서

나를 찾아 오소서

나를 온전히 받아 들여 주소서

 

주여 빛이 되어 오소서

세상 끝까지 전하오리다. 전하 오리다

 

 

나는 기뻐 부르짖었나이다

기뻐 뛰었나이다

작은 가슴 가슴으로 외치나이다

당신을 부르나이다

 

세상 모든 사람들을 향하여 말씀 전하오리다

어두움에 빛이 되어 오셨음을 전하오리다

 

나는 기뻐 부르짖었나이다

기뻐 뛰었나이다

작은 가슴 가슴으로 외치나이다

당신을 부르나이다.

 

세상 모든 사람들을 향하여 말씀 전하오리다

어두움에 빛이 되어 오셨음을 전하오리다~.

 

전하오리다.

 

가난함을 주소서. 나를 채워 주소서.

겸손함을 주소서  나를 찾아 오소서

 

*

집에 가면 토머스머튼의 책을 몇 권 주문할 생각이다.

- 토머스머튼이 길러낸 사막의 지혜  / -  칠층산  / - 토머스머튼의 영적일기

 

*

기도 / 토머스 머튼

 

나의 주님, 당신의 십자가 외에는 내가 바라는 것이 없습니다.

당신께서는 스스로 낮아지시고 고통을 당하시고 죽음으로써

나로 하여금 헛된 것을 바라지 않게 하셨습니다.

이 땅에 머무르시는 동안 당신께서는 세상살이의 헛됨을 소멸시키셨고

죽었다가 다시 사심으로써 나에게 모든 영원한 것을 주셨습니다.

당신께서 가난하셨는데 내가 어찌 부자 되기를 바라겠습니까?

거짓 예언자를 높이고 참 예언자를 돌로 쳐 죽인 자들의 후손들이

당신을 거부하여 십자가에 못박았는데

내가 어찌 사람들 눈에 유명하고 권세 있는 자 되기를 애써 바라겠습니까?

이 세상에서 완전한 행복을 누리겠다는 희망을,

그 희망이 결국은 절망을 가져다 줄 뿐인데,

내가 어찌 그런 희망을 가슴 속에 품어 기르겠습니까?

나의 희망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있습니다.

그러하오니, 눈에 보이는 보상을 믿지 않게 하소서.

나의 희망은 사람의 가슴으로 느낄 수 없는 것에 있습니다.

그러하오니, 내 가슴의 느낌을 믿지 않게 하소서.

나의 희망은 사람의 손이 닿을 수 없는 것에 있습니다.

내 손가락으로 잡을 수 있는 것을 믿지 않게 하소서.

죽음이 나로 하여금 잡은 것을 놓게 하고,

그리하여 나의 헛된 희망은 사라질 것입니다.

당신의 자비를 믿되 나 자신을 믿지 않게 하소서.

당신의 사랑을 믿되

건강이나 힘이나 재능이나 인간이 지니고 있는 것들을 믿지 않게 하소서.

만일 내가 당신을 믿으면

모든 것들이 나에게 힘이 되고 건강이 되고 나를 뒷받침해 줄 것입니다.

모든 것들이 나를 하늘나라로 데리고 갈 것입니다.

만일 내가 당신을 믿지 않으면 모든 것들이 나를 파멸시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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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9.2 (부산 업무출장중)  /  악보와 성가파일(*.mp3) 첨부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