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이니

 

 하모니카.jpg

 

엄마가 섬 그늘에 굴 따러 가면

아기가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

바다가 불러주는 자장노래에

팔 베고 스르르 잠이 듭니다

 

아기는 잠을 곤히 자고 있지만

갈매기 울음소리 맘이 설레어

다 못 찬 굴 바구니 머리에 이고

엄마는 모랫길을 달려옵니다.

 

***

칭얼대는 은혜를 등에 엎거나 가슴에 안고

하모니카로 섬집 아기를 들려 주었을 때 쉽게 잠들었다.

그 만큼 효과가 있었기에 이 동요는 은혜자장가로 오랫동안 불려졌다.

 

하지만 어느 정도 말귀를 알아들을 즈음부터는

이 동요는 졸려오는 아이도 신경 곤두세우며 화나게 하는 노래가 되었다.

 

엄마는 어디 가고 없는데 아기 혼자 있어야 한다는 부분에서 은혜는 싫어! 싫어!”하며

소리쳤기 때문이다.

이 노래는 더 이상 자장가로 부를 수가 없었다.

 

잠시도 떨어지지 않겠다는 본능은

노랫말을 통한 상상도 싫다는 것이다.

 

***

요즘 들어 곰곰이 이 노랫말을 곱씹어보면 아름다운듯 하지만 어쩐지 마음이 짠 해진다. 

아무런 탈 없이 아기는 곤히 잘 자고있는데도 온 마음은 아기한테 있었을 그 엄마의 마음이 전해진다.

갈매기 울음소리에 얼마나 허겁지겁  굴바구니를 챙겨들어 걷기 힘든 자갈 모래길을 한 달음 쳤을까 상상해 본다.  

 

아무래도 아이들 입장에서 이 노래는 슬픈 노래가 아닌가 싶다.

 

***

엄마 곁을 떨어져서는 살 수 없다고,

상상하기도 싫다고 소리쳤던 그 어린 아이의 마음으로 주님께 붙어 있기를 소원합니다.

 

***

 

프레다 핸버리Freda Hanbury 의 묵상 글을 천천히 다시 읽어본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니

 

나는 작은 가지,
나는 나의 생명으로 살아가지 않는다.
나의 가냘픈 넝쿨을 타고 흐르는 수액이

바로 포도나무의 생명이다.

나 혼자서는 열매를 맺을

아무런 능력이 없다.
그렇지만 살아 있는 포도나무의 일부이기에

나도 열매를 맺을 수 있다.

내가 어떻게 거하느냐고
?
이러한 생명을 어떻게 유지하느냐고
?
생명이란 강한 끈으로 포도나무에 붙어 있다
.
나는 오직 붙어 있기만 하면 된다
.

"거하려고" 노력하지 말고
"
열매를 맺고자" 수고하지도 말라.
다만 포도나무 가지가 뿌리에 붙어 있듯이

당신을 예수님 그 분께 붙어 있게 하라.

그분과의 연합은

너무나 단순하고 너무나 심오하고 너무나 강렬한 것,
그분의 생명이 당신의 생명을 영원히 대신하고

그분의 사랑이 당신을 통해서 흘러나온다
.

***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