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엄마 되었다는 사실이 놀랍다.

 

소아과 의사인 벤자민 스포크박사의 [육아전서] 1946년 미국에서 출간된 후

39개 언어로 번역 되어 약 5,000만권 이상 팔렸다.

우리나라에서도 이 책은 한 때 신혼부부에게 주는 선물이 되기도 했다.

 

현 시점에서 그 내용을 살펴보면 여러 사람들이 잘못을 지적하는 부분도 있고, 이견을 제시하는 부분도 많다.

더구나 저자인 스포크 박사의 사생활은 모범적이지 못했고, 1998 94세 일기로 세상을 떠날 때 남긴 유언은

“자녀양육에 왕도(王道)는 없습니다. 바로 엄마 자신이 자녀양육의 전문가입니다.

엄마 자신의 타고난 감각을 믿고 소신껏 키우십시오.”라고 했다 한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많은 부부들은 [육아전서]를 교과서  삼아 아이를 키웠는데,

이 들이 들으면 황당하고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라고 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에게도 스포크 박사의 육아전서가  있었다.

은혜를 키우는데 참고가 될 것 같아 준비 했지만 그 책은 오래가지 않았다.

 

내용을 자세하게 기억할 수 없지만,

아이가 고집 피우며 보채고 울 때 쉽게 들어줘서는 안 된다.

무관심으로 대응하여 스스로 포기하게 해서 어릴 때 고집을 꺾어야 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우리도 그 지침서에 따라 우는 은혜를 모른 척 했다.

고집도 만만치 않아서 긴 시간 동안 무관심하게 대했지만, 이내 우리는 은혜에게 져 주기로 했다.

뭔가 우리가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했고, 그 것은 부모의 마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 책은 즉시 쓰레기통에 버려졌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참으로 다행스러운 결정 이였다.

 

'기도로 키운 자녀는 망하지 않는다' 는 말이 있다.

한 때 이 말을 오해하고 있었다.

자녀를 위해 기도하는 부모 때문이라도 하나님께서 그 자녀의 앞길을 훤하게 인도해주실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요즈음 그 말의 의미를 다시 되새겨본다.

기도하는 부모는 기도 중 아이를 대하는 지혜를 얻게 되고 그 깨달음 대로 아이를 대한다.

때를 맞추어, 주시는 지혜로 아이를 대 할 때 아이는 아이대로 성장하는 것이다.

그것을 하나님께서 친히 아이를 키운다는 말이 아닐까 생각한다.

 

수건에 굵은 코트 단추를 바늘로 달게 하고, 버려지는 헝겊을 바느질해서 붙이게하고,

가위로 색종이를 오리고, 잡지 사진들을 오려서 풀로 붙이고,

밀가루 반죽으로 이것 저것 만들던 놀이는

몬테소리’를 알기 훨씬 전에 어린 은혜와 함께했던 놀이다.

 

새벽기도를 다녀 와서,

학교 가기 전 식탁에 마주 앉아서 은혜에게 고백했다.

은혜야 엄마가 오늘 새벽기도 중에 하나님께 혼났단다.

엄마는 은혜를 위해서 한다고 했던 것들이 은혜를 너무 힘들게 한 것 같아서…..

은혜야 엄마가 미안하다. 엄마를 용서해

말없이 듣고 눈물 짖는 은혜를 안고 함께 울었다.

그리고 체르니 40번을 배우던 은혜는 더 이상 피아노를 치지 않았다.

은혜가 싫다고 했던 것 중에서도 함께 이야기하고 정리할 것을 정리했다.

내적치유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도 없었던 때, 은혜는 초등학교 2학년 이었다.

 

육아에 대하여 아무것도 몰랐을 때,

내적치유라는 단어조차 들어본 적이 없었을 때,

기도 중에 하나님은 때 마다 은혜를 상대하는 방법을 알려주셨다.

하나님께서는 은혜를 키우기 위해, 우선 그의 부모를 가르치셔야 했나 보다.

 

이제는 부족한 우리를 통한 간접적인 교육이 아니라

은혜를 직접 만나주시고 은혜와 직접 이야기하고 싶어하시는 하나님께 감사한다.

은혜를 만난 하나님은 때에 따라 가장 좋은 길로 인도해 주실 것을 믿고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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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놀랍고 대견스럽게 생각하는 것 중의 하나는 내가 엄마가 되었다는 것이다

참 부족한 나를 엄마가 될 수 있도록 키워준 하나님께 감사 한다

 

♣ 2010.4 (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