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때문에...

 

집에서 가까운 교회를 새벽 기도장소로 정하고 오가는 길에 같은 아파트 권사님 부부를 알게 되었다.

연세는 나보다 훨씬 많았지만 가까이 살고 계셨기에 가끔은 음식도 나누고 차도 나누는 사이가 되었다.

믿음 안에서 교제함으로 위로가 되고 힘이 되었다.

 

그 날도 마음이 곤하여 권사님께 차 마시러 가겠다고 하고 내려가

투정부리듯 사람들로 인하 서운함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조용히 듣고만 계시던 권사님은 자신의 시 어머니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결혼 생활 중 20여 년은 시어머니의 병 수발 때문에 무척 힘든 시기였다.

혼자 몸으로는 전혀 거동 할 수 없는 시어머니를 두고는 잠시 외출 하는 것도 힘들었고,

그렇다고 어디로 도망갈 수도 없었다.

이런 고통의 시간이 시어머니로부터 비롯되었다는 생각 때문에

병수발이 힘들수록 그에 대한 미움도 커져만 갔다.

 

끝날 것 같지 않은 이 고통의 시간에서 구원해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시어머니의 병환은 차도가 없고 고통의 시간은 지속 되었다.

 

어느 새벽, 하나님께 고통스러운 마음을 토해내고 있을 때,

문득 ‘나를 가르치시고 훈련시키시는 하나님을 생각했다.

하나님은 나를 훈련 시키시고자 건강하게 생활하시던 시어머니를 병들게 하셨구나.

저런 고통가운에 계실 필요가 없는 시어머니가 나 때문에 고생하시는구나

내가 제대로 깨우치지 못하니 시어머니의 고통도 길어졌구나

 

 

그 날 하나님 앞에서의 부끄러움과 시어머니에 대한 죄송함으로 한없이 울었다고 한다.

시어머니 때문에 내가 고통 받았다고 생각했는데

나 때문에 시어머니가 괜한 병으로 고통가운데 처하게 되었구나 생각이 드니 그 후

시어머니가 달리 보였다고 한다.

 

***

 

내가 고통 받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나의 어리석음으로 내 이웃이, 내 자녀가 고통 중에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2009 (1004)